2008년 10월 25일
미치겠어~

보기좋게 당하는 것 같아서, 전부 지고있는 것 같아서, 자신이 없어서.
글이나 말로 내가 가진 허약한 부분을 드러내는 것은 결국 인정하는, 그다지 좋지못한 태도인 건 알아.
그치만 가지면 가질수록 사람은 고립되고, 먹으면 먹을수록 허기만 더해가는데,
이 전부를 어디에,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겠어.
다른 어느곳도 아닌 나 조차도 발길이 뜸한 이곳뿐이야.
한 달에 한 번 꼴도 되지않으니까 오늘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재중 전화,라는 목록을 보자마자 핸드폰을 넘겼다.
빗소리에 전혀 뭍히지 않을만큼 큰 소리가 난다.
"정말 싫어."
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을 뱉기 전보다 몇 배의 감정을 싣게 된다.
같이 살고 있다는 것도, 가족이라는 것도 정말 소름끼치게 싫다.
싫다.
알지만 싫다.
노력하고 있지만 발전이 없다.
이건 사실 나 스스로의 확인사살일 뿐이란 것도 안다.
다만, 미운것도 아니고 싫을 뿐이다.
사실, 그것보다 나를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기 때문에 이런 기분이다.
이대로 사회인이 된다는 것이 나를 죽이는 일이 될거란 것.
당장의 내일이 오늘을 준비해 맞는 반가움이 아니라는 것.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오는 불안과 외로움이 아니라, 나에게 느끼는, 가슴에게 물어도 대답이 없는 나에 대한 설움이다.
분명 자신이 있었다. 잘해나갈 자신이…….
지금의 나는. 그러니까 오늘의 나는 불안에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될거야. 라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말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용기를 북돋아주기는 커녕 남아있던 기운마저 빨아드려서 서있기도 힘들게 만들 뿐이다.
나는 나의 미래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누구보다 확신과 확인을 원한다.
어떤일의 성취보다, 그 과정보다, 내 삶의 안주를 바란다.
조급하니까, 바보같아지고 생각이 얇아지고 눈동자는 탁해진다.
살아보겠다고 바둥대지 않았지, 이를 악물지 않았지,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만큼 운적도 없었고, 누군가 죽는 걸 본적도, 장례식장에 가본 적도 없어, 죽을만큼 사랑한적도, 집착도, 질투도, 섹스도.
그치만 이것들로 방패삼고 싶지않아.
막연히 기다려 볼까….
비웃음 당하고 싶지않다. 사실 나는 너무나 허영에 찬 존재인데, 그 허영으로 가득찬 자존심을 버릴 수가없다.
살고싶은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필요가 있는가
나를 위해 단지 그것뿐이면 안되는걸까
# by | 2008/10/25 21:23 | Hermit Crab | 트랙백 | 덧글(0)


